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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많은 양식 역사, 시초, 맛집

by serendipity-22 2025. 5. 27.

까르보나라 파스타 사진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파스타, 스테이크, 수플레 오믈렛 같은 양식 메뉴가 꽤 인기를 끌고 있어요. 특히 SNS나 블로그를 보면 감성 넘치는 양식당 사진들이 줄을 잇죠. 그런데 문득 궁금하지 않으세요?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먹고 있는 양식, 과연 한국엔 언제 들어왔을까요? 그 시작은 어디였고, 어떻게 퍼졌을까요? 오늘은 양식의 역사와 시초, 그리고 지금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정통 양식 맛집까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볼게요.

 

양식의 역사와 근대 요리

‘양식’이라는 단어, 사실 처음부터 한국에 있었던 말은 아니었습니다. 일본을 통해 들어온 번역어로, ‘서양풍 음식’이라는 의미로 자리 잡았죠. 그러니까 ‘양식’이라는 건 단순히 음식의 맛만이 아니라, 식기, 식사 매너, 조리 방식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문화라고도 할 수 있어요.

유럽의 양식은 단순히 ‘맛있게 먹기’보다 ‘격식 있게 먹기’가 중심이었어요. 프랑스에서는 디너 코스가 5~7단계로 나뉘고, 와인과 식기가 따로 준비되며, 요리의 순서나 상차림에도 정해진 예법이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로스트비프나 파이 같은 전통 음식과 티타임 문화가 대표적이죠.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유럽의 식문화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요리는 세계 호텔과 외교 테이블에서 기준이 되며 영향력을 발휘했고, 이탈리아 음식은 보다 대중적이고 편하게 퍼졌죠. 우리가 익숙한 ‘스테이크’, ‘파스타’, ‘비프스튜’, ‘수프’ 같은 음식도 이 과정을 통해 세계인의 공통 언어가 된 겁니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이들 양식은 조금씩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화된 양식’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태어나게 된 거예요. 바로 경양식의 시초로 이어지는 것이죠.

 

한국 양식의 시초

한국에서 양식이 본격적으로 퍼지게 된 계기는 바로 개화기와 일본의 영향입니다. 1880년대 후반, 조선이 개항을 하며 서양 선교사, 외교관, 상인들이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식문화도 함께 유입되었죠.

이때 처음 만들어진 서양식 식당은 단순히 요리를 파는 곳이라기보다 ‘문화 교류의 공간’이었어요. 서울역에 처음 생긴 '그릴' 이 대표적인 예로, 고종 황제가 직접 방문하고 외국 손님 접대용으로도 자주 활용됐습니다. 그곳에선 스테이크, 오믈렛, 크림 수프, 수제비프커틀릿 같은 정통 서양식 메뉴가 정성스럽게 제공됐죠.

이후 일제강점기를 지나 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며 양식은 조금씩 ‘일반적인 외식’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특히 미군정 시절,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식재료들—케첩, 통조림 햄, 버터 등—은 새로운 양식 메뉴의 기반이 되었고요. 이 재료를 활용한 요리들이 서울 곳곳에 생겨났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양식당’의 전성기를 열게 됩니다.

경양식의 대표 메뉴인 함박스테이크, 포크커틀릿, 생선까스는 당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양식 메뉴였습니다. 또 당시에는 테이블에 꽃병을 놓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것도 양식당의 ‘격식’이었죠. 식사 후 후식으로는 작은 아이스크림이나 과일칵테일이 나왔고요. 지금 생각하면 아날로그 감성의 절정이었죠.

 

지금도 살아 있는 양식 맛집들

지금도 전국 곳곳에는 수십 년 전 그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한 양식당이 남아 있어요. 서울 명동, 충무로, 을지로에는 여전히 경양식당 간판을 단 노포들이 존재하고, 이곳에선 단지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의 ‘정서’를 함께 음미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오로라경양식’은 1970년대에 문을 연 가게로, 옛날 쟁반에 담긴 돈가스와 양배추 샐러드, 데미글라스 소스의 조합이 지금도 변하지 않고 이어지고 있어요. 스테이크라고 하면 고급 레스토랑만 떠올리는 요즘 시대와 달리, 이런 곳에선 따뜻한 밥과 함께 나온 함박스테이크를 먹으며 ‘정겨운 양식’을 즐길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부산의 ‘ 3FOUND ’, 대구의 ‘풀하우스’ 같은 오래된 양식당도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어요. 그곳에서 먹는 스테이크 한 조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그 지역의 시간과 기억을 한입에 담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최근엔 이런 전통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도 많이 생겨났어요. 서울 연남동이나 해방촌에는 레트로 인테리어에 최신 조리 기법을 접목한 곳들이 눈에 띄고, 미쉐린에 선정된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도 점점 늘고 있어요. 그곳에선 소스를 10시간 이상 끓여내고, 와인 페어링과 함께 한 끼를 ‘작품’처럼 즐길 수 있죠.

이처럼 과거와 현재, 동서양이 어우러진 양식의 세계는 여전히 풍성하게 우리의 식탁 위에 살아 있습니다. 

 

결론

양식은 단순히 ‘외국 음식’이 아니라, 한국 근대사와 함께 성장한 식문화예요. 처음엔 낯설고 고급스러웠던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즐기는 일상 메뉴가 되었죠. 그 안에는 시대의 변화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다음에 양식당에 가게 되면, 메뉴판을 보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스테이크는 어디서 왔을까?” “이 파스타의 뿌리는 뭘까?” 하고 말이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양식, 오늘부터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요?